우리 모두는 살아가고 있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자기가 오관으로 인식하는 세계만 이해하고 그 밖의 세계는 관심도 없고 누가 뭐래도 들리지도 않는다.이 우주를 모두 이해할 수는 없기에 각자가 스스로 좋아서 깊이 탐구해 보거나 그렇지 않아서 모르고 지나는 분야도 있게 마련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사람들에게 공통적으로 궁금한 점은 있을 것이다.
"나는 어디에서 왔을까?" "나는 누구인가?" 같은...
이런 의문에 대한 답을 누구나 언젠가는 알게될 것 같기도 하지만,이 생에 살아 있을 동안에는 꼭 알아야 하지 않을까? 당장은 처한 생활에 급급하여 잊고 살아 가지만, 어느날 문득 자기 자신을 돌아보며 이렇게 바쁜 생활에서 좀 벗어 났으면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의 생각의 흐름이 요즘은 웰빙에 집중되는 것으로 느껴진다.
그렇다. 지금까지 생물학적인 삶이나 외양에만 치우쳐서 허겁지겁 할 때는 생각지도 못했지만, 어쩌다 자신을 돌아보게 되는 순간, 몸은 망가져 가고 마음은 피폐해 있음에 저절로 놀라게 된다.이때까지 바쁘고 알뜰하게는 살았지만, '진정 뭘하고 살아 왔단 말인가?' 이것 저것 돌이켜 보지만, 스스로가 뭔지 모르게 편하지가 않다. 이렇게 바쁘기만 하고 고생만 하기 위해서 태어나진 않았을 것도 같은데... 삶의 의미가 도대체 뭘까?
돌이켜 생각해 봐도 안다고 해왔던 것들의 실체는 뚜렸치가 않고,내세울 가치가 있는 것이나 한 일도 남다른 것은 없고 실마리가 잡히지 않아 가슴만 답답하다. 어디에서 누구에게 뭘 배워야할 것도 같지만 판단이 서질 않는다. 들은 소리는 있어서 갑자기 도덕경, 불경, 성경, 삼일신고...에 덤벼들어 보지만 너무나도 깜깜하다. 마침, 저녘 TV에 유명강사가 나와서 하는"나는 누구인가?" 등의 강의를 들어도 보지만 '그렇구나!'로 끝나고... 자기가 누구인지 깜깜한 것은 그대로이다.
나만 그럴까? 아니다! 거의 모두가 그렇겠지-. 하면서 스스로 자위를 해 보아도 답답함을 벗어나지는 못하고 만다. 어떻게 할까?
나 자신도 그런 때가 있었다. 그후 수 많은 나날을 '나'를 찾아 헤매고 다니다가 제풀에 녹초가 되기도 했었다. 그러던 어느날 문득, 나 자신을 보았을 때 어이가 없어서 그 자리에 주저 앉고 말았다. 그렇게 찾아 다녔던 "자기"라는 생각이 사라지고 없었던 것이다. 그렇게도 분명했던 '나'가 없어진 느낌이란...
내가 없어진 그 순간에, 삼라만상은 어느 것 하나도 예외가 없이, 모두가 제자리에서 아름다운 자신의 역할을 다하고 있었다! 지금까지 그렇게도 단단하고 질줄 모르던,몸을 기준으로 해왔던 작은 나는 사라지고, 바깥 세계로만 여기고 나와는 상관 없게만 여겨왔던 산천초목들이 한데 어우러진 전체의 '커다란 나'만 자리하고 있었다. 그 순간은 별로 할일도 없었다. 그래서 늘어지게 정말 꿀맛 같은 단잠을 연 삼일 간이나 자고 일어났다.
모든 것이 꿈만 같았고 홀가분 했다. 다시 현실로 돌아 왔을 땐 모두가 의아해 했다. 다들 변했다고 질문들을 했지만 설명할 것도 없고, 마땅히 표현할 말이 없어서 웃으며 살아갈 수 밖에-. 그래서 변산 바닷가로 가서 자연에 묻혀 5년을 지나고 다시 서울로 돌아와 5년째 제주를 오가며 아봐타 프로그램을 안내하면서 살고 있다.
이제는 길을 뭇는 이가 있으면 조금씩은 도움을 주는 삶이 되고 있다.이것은 경험을 통하여 아는 이에게 물어야 확실한 안내를 받을 수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