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2학년 가을 어느날
수업을 마치고 여러 명이 교실 청소를 하던 중인데
미술 선생(장원석)님께서 오시더니
사택에 가서 거실 장위에 있는 물감을 가져오라고 하셨다.
그래서 사택으로 달려가서 "선생님 심부름 왔습니다" 하면서
거실 유리창문을 열고 들어갔다.
거실 정면에는 거의 완성 단계의 커다란 그림이 벽면에 세워져 있었다.
아직 작품이 완성 되지는 않았지만 제목은 붙어 있었다.
"나를 찾는 나와 나"
그림 아랫 부분 공간에 연필로 흘려 쓴 제목을 보는 순간,
무슨 말인지 이해가 되지는 않았지만 뭔지 모를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물감을 들고 교실로 돌아오면서 궁금증이 더해갔다.
궁금증을 견디다 못해 선생님께서 작업중인 거실에 있는
그림의 "제목은 무슨 뜻입니까?" 하고 질문을 했었지만
선생님께서는 빙그레 웃으시기만 하셨다.
그 그림의 제목은 그 뒤로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내 삶의 화두가 되어서
저절로 내 삶을 탐구하도록 되어 졌다고 여겨진다.
그렇게 발전하여 점차 삶의 깊은 의미를 탐구하게 되었고
여러 과정을 거치는 긴 세월 동안에도 끊임없이 이어져서
지금의 의식 개발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삶이 되었다.
"나"를 "찾는다" 것을 말로 어떻게 설명으로 할 수가 있겠는가?
어린 나의 당돌한 질문에 빙그레 웃기만 하시던 선생님의 그 모습과 느낌이
제대로 알아 차려져서 자유로워지기 까지는
말로 설명할 수 조차 없을 만큼 갖가지 과정을 지나왔지만
요즈음 들어 삶을 되짚어 보면
그 때의 선생님 심부름 하나가 내 삶의 방향을 이끌었던 것이다.
그 때 이후로 그 장원석 선생님을 잊은 적이 없으며
이제 그분의 모습은 뵐 수가 없지만 늘 함께하시며
좋은 기회를 만들어 주신 선생님께 깊이 깊이 감사를 드립니다.
삶에서 자신에게 알맞는 "정확한 목표"는 참으로 중요하다.
며칠 전 몇분의 후배 선생님들이 점심시간에 잠깐 들렸다며
강의실에서 얘기를 나누던 중에 미술작품의 제목에 촛점이 마춰져서
위의 일화를 나누었기에 올리는 것이다.
50년이 되어가는 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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