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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성대로 흐르기

이야기 너머로

삶은 자신이 받아 들이는 정도 만큼만 맑아진다.



문득 드러났다.

사념의 잠에서 깨어나니 바로 신성이라!

사념의 굴레가 실제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가 지어내고 있었기에

볼 수도 느낄 수도 없게 되었던 것-

때가 되고 깨어 보니

늘 있어 왔고, 함께 했던 배경의 나이다.

'나'라고는 하지만

내가 아닌,

내 안의 이야기꾼과 나를 지켜만 보던 신성이다.

우주 속에 있던 내가 아니라,

나와 우주가 다르지 않다.

내가 있고, 우주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는 분리될 수 없는 것의 드러남일 뿐이다

* * * *

나즈막히 속삭이던 이야기들이 멈추었다.

한 때는

밤 낮을 가리지 않으며 멈추지 않고 안에서 재잘대더니

그 많던 이야기들이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다.

이젠, 이야기에 끌려다니며 태연한 척하던 가면 쓴 사람도 자리를 털었고,

말없이 삶을 챙기는 사람의  그림자 뿐이다.

허나, 시선이 머무는 곳은 어디든 생생하다.

하얀 꽃을 피우고 있는 앵두나무,

노란 꽃에서 파란잎으로 변해 가는 산수유,

빨갛게 꽃을 피우고 있는 꽃 복숭아,

보라색 꽃이 다닥 다닥 붙은 로즈마리,

그 옆으로 연분홍 꽃을 피운 명자나무는 파란 잎을 드러내고

저 멀리 희뿌옇고 낮게 드리운 구름도 힘을 키운다.

* * *

사람의 삶은 단 두가지 상태일 뿐이다.

자기를 드러내어 영감을 받아서 가벼운 상태이거나,

거듭되는 이야기에 파묻혀 기억의 굴레에 좌우 되는 힘든 상태이다.

힘든 상태라면 그의 내면에서는

줄거리도 상대도 없는 이야기들이 끝없이 이어질 뿐이다.

머릿속에서는 한 순간도 조용할 틈을 주지 않는다.

겉으론 아무렇지도 않은 것 같지만

마음속으로는 집 이야기,  돈 이야기, 친구 이야기, 직업, 정치, 유행 등...

어떤 이야기든 이어지고 있다.

삶에서 이런 것을 어쩔 수가 없다며

벗어나지 못하는 것처럼 볼 수도 있겠지만,

진실은 스스로가 계속 그렇게 지어내고 있는 것이다.

어떻게 살 것인지는 자신이 결정한 대로이다.

어느 누구든 신성한 존재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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