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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성대로 흐르기

비켜가는 것은?



정원의 연못가에 잠자리 한 마리,

얼른 카메라를 챙겨서 갔더니 어디론가 날아가고 없었다.

한 참을 기다렸더니, 다시 날아와서 작은 풀 꽃봉오리에 앉았다.

살금살금 다가가서 카메라의 촛점이 맞추어 질 때면

살짝 날아 올랐다가 다시 앉기를 거듭하다가 간신히 사진을 얻게 되었다.

이 상황을 통해서 근래의 일상들을 떠올려 살펴보게 되었다.

어떤 일이 생겼을 때,

이 잠자리처럼 피했다가 다시 오는 것을 반복하고 있지는 않았는지?

다른 사람들과 의견이나 조언이나 사정, 형편, 환경, 조건등의

영향을 받을 때나 주게될 때 어떻게 하면서 살고 있는가?

핀잔을 듣거(받는 것이 아님)나, 어쩌다 욕을 듣게(먹는 것이 아님)될 경우에는

어땠는가?

될 수 있는 한 주로 피해가는가?

아니면, 정직하게 살펴보면서 고쳐가는 방법을 찾는가?

어떤 경우에는 충돌이 일어나지 않도록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혼자서 삭이려고 했는지?,

괜챦은 척 덮어버리거나, 얼버무리면서 얼렁뚱땅 지냈다거나,

아니면 못 본채 외면하는 것으로

삶의 순간을 스스로가 정직성을 잃은 채

비켜 가려는 경우가 자주 혹은 더러 있지는 않았던가?

이렇게 주의를 기우려서 살펴보니,

순간 순간에 의도적으로 현존하는 것이 아닌 경우에는

비켜가려고 하면서 삶이 길들여진 버릇으로 덮이게 되었다는 점이 드러난다.

순간,  "나만 그렇게 살고 있었던가?

정말 그랬다면, 나는 손해보는 삶을 살았단 말이지!"하는 생각이 느닷없이 끼어든다.

끼어드는 생각들을 다스리고 나니 얇은 막이 사라진 느낌이다.

물론, 꼭 맞붙어서 깨부수어야  했다는 의미가 아님은 말할 나위도 없다.

아마도, 많고 많은 사람들이 비켜가는 삶을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런 삶을 선택하고 있다는 것을 자기가 눈치채지 못하고 있는 한...

 "생각들의 물귀신 작전이구나!" 다시 끼어드는 생각들을 다스려서 사라지게 했다.

어느 때는 그렇게 산다고 결정했던 적도 있었던 것을 알았다.

그러던 중, 어떤 때 내가 그랬으며, 얼마나 그렇게 살아 왔는지를 다시 살펴보다가

참으로 어이없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누군가에게 지시를 받았던 경우에는

내가 그렇게 하지 않았던 적이 별로 없었다는 점이다.

어떻게 주입이 되었는지(길이 들었었는지)?의 발견이었다.

최근 몇 년외에 긴 세월의 인생살이를 주로 비켜가려는 삶을 살아 왔다는 사실에

스스로가 놀랄 수 밖에 없었다.

비켜 가려는 의도가 있음을 알아차리게 되면서

"삶은, 피하고자 하는 동안에는 진실로 살아있는 것이 아니며,

경험을 하는 순간에만 진실을 드러내는 존재"의 기회라는 깨침이 있었다.

잠자리가 가져다 준 허물벗음의 큰 선물에

만물이 나와 다르지 않다는 깊은 유대감이 더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