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분은 상쾌하고 날씨는 쾌청하다. 가을의 끝자락에서 뭔지 모르게 빠진 것 같아서 삶의 면면을 곱씹어 본다. 내가 세상을 어떻게 보느냐가 바로 나 자신을 만들어 가는 방법 자체 이기에- 이렇게 보니 이 전까지는 내가 그렇게도 확실하게 여겨왔던 내 삶이란 내 생각의 덩어리가 아닌가!
이것이 나의 생각이고, 이 생각은 나의 삶이 되었고, 이 삶이 나 라는 사람(정체성:Idenity)으로 되었구나! 그래서 사람이란 생각을 펼치는 것이라고 했었고, 살아 있다는 것은 의식이 지금에 있고, 앎이 지속되어 생생함이 함께하는 것이라고 했거늘...
지금까지 난 진정 살아 있었던가? 아니었다. 뭔가를 할 때, 그 순간의 느낌 그대로 나타내지 못하고, 이것 저것 떠올리려다가 놓친 적도 많고 어떤 땐 떠올린 것 조차도 이리저리 살피다가 다른 것으로 변한 경우도 너무나 많았었다.
이를테면, 음식 먹을 때 그 음식을 먹으면서도 그 맛을 느끼는 것이 아니라, 어느집 맛은 어떻고 이 맛은 어떤데 그맛은 그랬다고 비교, 분석 한다던지, 또는 이생각 저 생각 하다가 맛을 음미할 틈도 없이 식사를 끝낸 적이 한두번이 아니었던것...등이다.
이젠, 지나간 모든 것들은 지나가게 놔두고, 현재 순간에 심호흡을 해본다. 몇번 심호흡을 한다음, 현재 순간의 경험을 충분히 한다. 지금은 자연스레 삶의 일부분이 되어서 순간에 처리가 되고 편안하게 되지만 처음엔 좀 힘들어 하며 놓친 적이 많았다.
처음에는 이렇게도 했었다. 지금은 훨씬 쉬운 방법이 있지만 말로 하기는 어렵다. 처음에 했던 방법은, 심호흡을 몇번 한다음 숨쉬는 것이 절실해질 때까지 깊이 쉰다. 이때 갖고 있던 생각들이 모두 달아나고 정말 절박해질 때까지 했다.
이렇게 하다보니 어느 순간에 이러다가 "내가 죽겠구나"하는 생각과 함께 두려움이 엄습하기도 했다. 그러는 중에도 문득 `이것도 생각 이겠구나` 하고 알아 차리게 되었고 그 생각은 순간적으로 사라져 버렸다."죽겠구나"가 마지막 생각 이었고 그것이 사라지고 나니까, 그 자리에서 나의 삶은 평화자체가 되었다. 환장(입장이 바뀐)한 것이었다!!!
`죽겠다`는 생각이 죽었으니 살길만 남게된 것이다. 죽음이 없다는 것을 이렇게 체험할 수 있었다. 삶은 바로 은총이고, 이렇게 묘하고도 묘한 느낌을 어떻게 표현 할 수가 있겠는가! 말의 표현이 한계가 있음이란- 그래서 입을 다물 수 밖에-.
사실, 처음에는 잘 않되어 실망도 많이하고 여러차례 때려치우기도 했었다. 그렇게 거듭하다가 보니 더 절실해졌고, 이 까짓거 하나도 끝내지 못해서...하면서 오기가 나서 자연스레 정말 절실해진 것이었다. 뭐든 절실해 진다는 것은 정말 하겠다는 자기 존재의 갈망인 것이고 겁이 없어진 것이다. 이상이 생각을 넘게된 내 체험의 한 부분이다.
그즈음 어느 순간에 `나 라는 생각이 요렇게도 모질게 나를 속여 먹었구나!` 해서 한동안 기가막혀 어이가 없어 했었던 적도 있었다. 이런 과정들을 지나면서 자연스레나 스스로가 시간을 부려쓰게 되었고 공간의 제약이 없는 길을 택하는 삶으로 변화가 되었다.
지난날 얼마나 많은 세월을 "시간 없다" 또는 "돈 없다"는 생각에 몰려서, 제대로 쉬지도 못하도록 스스로를 몰아 세웠던가? 그러다가 시간과 공간의 부담이 없게되니 나의 삶을 나 스스로 창조하게 되었다. 지금 내 주위를 둘러보면 모두 내가 스스로 허락하고 인정한 것들 뿐이다.
이 전까지는 습관적으로 모르고 해왔던 것들이 이제는 내 뜻으로 흥미롭게 해갈 수가 있으니 홀가분하고 자유롭기가 말할 수 없을 정도이다. 그렇게 살아오던 중에 의식과 육체가 따로따로가 아님은 자연스레 알아지게 된 것이다.
이것은 나에게서 나오는 미세한 생각도 선택적으로 부려쓸 수 있게 되고, 무의식적으로 나타나는 생각들도 지배할 수가 있게된 것이다. 이것은 아주 새로운 전혀 다른 삶이다.
삶은 살만한 가치가 있는 정도를 넘어서 영혼의 성장을 위한 길이다. 이것은 육체가 있을 때 만으로 한정 지을 수가 없으며 영원한 여정이다. 우리 모두는 한계가 없는 하나인 것이다. 인정을 하던 않하던 그것은 각자의 몫이다.
그대여! 이젠, 스스로의 의도를 부려쓸 때이다. 스스로가 원하는 삶을 가꿉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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