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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성대로 흐르기

거기에 나는 있었다.

"심장이 죽어서 수술할 수도 없고,

깨어 난다고 해도 약물을 투여하는 길 밖에 없다"며

초록색 수술복을 입은 남자 세사람과 여자 두사람이 둘러서서

걱정스럽게 얘기를 하고 있다.

같은 복장을 한 또 한사람의 여자는 출입문 입구쪽에서 이쪽을 보고있다.

이 모습을 나는 조금 높은 곳에서 내려다 보고있다.

'내가 왜 여기, 이런 낯선 곳에 와 있지?' 하면서 주위를 둘러보니까,

좀 옆의 병원 침대에 내 육신이 축 늘어져 누워 있었다.

'내가 저 육체에서 용케도 나와 있구나!' ,

그렇지만, 나는 이렇게 아무렇지도 않게 멀정히 살아 있었다 

'내 육체를 두고 하는 말이구나' 하고 직감적으로 알았다.

"내가 죽은 것이 아닌데..."하는 느낌이 들면서,

내가 죽지 않았다고 여러번 말을 했지만 그들은 알아듣지를 못하는 것 같았다.

그러다가 끝내는, 크게 소리를 질러서 뜻을 전하려 했지만

그들에게는 들리지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기에

거기에서 나 자신을 살펴보게 되었다. 

----이 뒤, 약간의 과정은 다른 데서 쓰겠다---

드디어 "다시 돌아가야 겠다"는 순수하게 "본래의 의지"를 갖게 되었다.

이 '의지'는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의 편안함을 포기하는 것이기도 했다.

10월 12일 아침,한라병원 응급실로 실려와서 "3%의 몰핀 3%!" 라는 말을 듣는 순간에

'사람이 아파서 죽겠는데 3%가 뭐야, 5%는 되어야지'하는 생각을 했다는

기억을 끝으로 그 뒤는 어떻게 되었는지...?

(퇴원후 집 사람의 말로는 의사가 장례 준비하라고 했었다고 들었다)

그리고는 위의 수술복을 입은 사람들의 이야기와 "순수 의지"를 갖는 순간이 있었고

그리고 나서 뒤에 눈을 떠보니 콧구멍으로 튜브가 목이 아프게 꽂혀 있었고

양팔과 두 다리에는 여러개의 주사 바늘이 꽂힌채

중환자실 침대에 묶여 있음을 알게 되었다.

그때 침대 둘레에는 낯익은 얼굴들이 둘러서서 내려다 보고 있었다.

갑작스레 벌어진 일인데도 멀리서 까지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서

여러팀으로 나누어 교대로 면회를 하는 것 같았었다.

막 깨어난 초기에 격려를 해주시던 많은 얼굴과 눈망울들이 지금도 또렷이 기억된다.

세계의 여러곳에서 급히 날아 오셔서 살펴봐 주신 많은 사람들 중에서

단 한사람도 걱정하는 얼굴이 없었다는 점과

'내가 편안하게 <죽음>이라는 경험을 한 후에 다시 돌아왔음'을 알았다.

이 세상을 떠난 순간에도 나는 거기에 있었다.

이 기회에 어떤 사람이든 '이 세상의 삶을 마치고 떠나가게 되면,

그는 육체가 없이도 정말 편안하게 존재한다는 것'을 꼭 알려 드린다.

다시 돌아온 나는 8일만에 퇴원하여 건강하게 회복하고 있다.

어떤 경험이든 마치고 나면 가벼운 것이리라.

세상의 삶 자체 마져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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