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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성대로 흐르기

고마움을 감사히 받기

몇년 전 연수 프로그램에 참가하기 위해 미국 플로리다주의 올랜도에 갔을 때의 일이다. 1월말에 갔는데 거기는 아침 저녘으로 약간 쌀쌀한 정도였지만, 낯에는 따가운 햇살이어서 정말 살기에 적당한 날씨라고 생각했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제주도를 가보고 싶은 휴양지로 여기듯이 미국 사람들도 올랜도에 가보기를 원하지만 자주 가지는 못하는 휴양지라고 들었던 기억이 난다. 난 운좋게도 그 전에 몇번은 가본 곳이었기에, 그 때는 더욱 느긋하고 편하게, 지나면서 참가한 여러나라 사람들과 어울려 가볍고 재미있게 즐길 수있어서 정말 시간 가는 줄모르고 좋았었다.

삼일째 되는 날 아침에 시작 시간이 좀 남았기에 음료를 마실려고 국제회의장 바깥으로 나갔다. 아직은 여러 사람들이 둥근 야외테이불에 둘러 앉아서 여유있게 얘기를 나누고 있었고, 나는 그곳을 지나 가려든 참이었다.

바로 그때, 함께 웃고 얘기하던 사람들 중에서 그 전 모임에서 가깝게 지났던 택사스에서 온 Holy라는 여자분과 시선이 마주치게 되었다. 반가운 마음으로 가볍게 인사를 했는데, 그 분은 자기 동료들에게 잠깐 양해를 구하더니 자리에서 일어나 정중하게 인사를 해왔다. 지난번 모임에서는 도움도 받았지만 친절하고 품위가 있어서 특별히 인상이 깊었던 분이었다.

나는, 지난 번 모임에서 친절하게 대해준 것이 고마웠으며, 그 때를 떠올리면 고마움이 마음가득히 전해와서 그후 삶에 많은 도움을 주어서 감사한다고 전했다. 사실이긴 했지만, 난 그때까지 정말 인사로 한 말이었다.

그런데 그분이 가까이 다가와서는" Mr박, 당신의 고마워하는 마음을 정말로 감사하게 받아 들이겠습니다. "하면서 정성스레 마주 대하며 악수를 하는 것이었다.

난 속으로 "어! 이게 아닌데-" 하면서 순간적으로 내삶 전반의 모습과 우리 일상의 인사 습관이 어떻게 잘못되어 있었는지를 알게 되고는 충격을 받았던 것이다.이 때까지 진심이 실리지 않은체 "감사 합니다."란 말뿐인 인사가 얼마나 많았던가!

내가 인사할 때도 그랬지만, 다른 사람이`감사합니다`나, `고맙습니다`라고 하면 그것을 제대로 받지를 못하고,"뭘, 그 까짓 걸 가지고-", "뭘, 그런 일로"라던지 아닐 땐 "예"로 답만 했왔던 것들은 진심이 우러나지 못했음을-

좀 부끄러운 일이지만 그 때 처음으로 기들여진 습관을 알아차리게 된 것이었다.

그 뒤로 다른 사람들이 `고마워`할 때 정성스럽게 그 고마움을 받을 수 있게 되었음을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아직 제 주위에는 "당신의 고마워는 마음을 정말 감사히 받겠습니다."하면 뭔가 좀 이상하다는 표정들을 짓는 경우을 느낄 때가 있기는 한다. 그래도 분위기는 좋다. 괜찮은 일이다. 고맙고 감사한 일만 많다면- 더욱 좋을 일이다.

그 뒤로도 내 삶에서 이 보다 더 심중에서 우러나는 인사는 나눠본 적은 없다."당신의 고마워 하는 마음을 정말 감사히 받겠습니다." 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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