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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

천년 묵은 은행나무(1)

우리 동네에는 천년쯤 살았다는 엄청나게 큰 은행나무가 한그루 있다.

밑둥 둘레가 무려 11m정도나 되는데, 실제의 높이나 넓이는 알수가 없다. 나무가 너무 크게 자라서 나무를 보호해야 한다는 사람들의 우려로 굵고 긴가지들을 잘라 버렸기 때문이다. 잘라버린 지금의 높이는 30m에 이를 것으로 짐작이 된다.

나무 아래의 바로 옆에는 원당샘이라는 옹달샘이 있는데, 이 샘은 600여년전 부터 주변 사람들에게 생활용수를 공급하였을 만큼 수량이 풍부하였고, 심한 가믐에도 마른적이 없으며 일정한 수온을 유지하여 혹한에도 얼어붙지 않아서 가까이 있는 은행나무와도 관계가 있을 것으로 느껴진다.

그 뒤로는 북한산 줄기의 나즈막한 등성이가 뻗어 있으며 조선 10대 임금인 연산군과 왕비를 비롯한 딸과 사위의 묘소가 있다. 이 묘소 주변은 어른키보다 조금 높은 정도의 철망이 둘러쳐져 있으며 문화재 관리상 공개를 하지 않는다는 안내문과함께 잠을쇠로 굳게 잠겨져있다.

놀랄만치 큰나무와 늘 마르지않는 작은 샘, 그리고 조그만 등성이가 있는 한적한 이곳은 언제 와도 늘 아늑하고 평안이 함께하는 곳으로 서울시내 에서는 유일한 장소로서, 오늘같은 날은 자연이 우리에게 정말 귀한 것이 무엇인지를 되새겨 보도록 이끌어준다. 그래서 오늘은 그 공간에서 한참을 머물다 돌아왔다.

당시엔 수많은 인명을 희생시키고 피를 흘리게 만들면서까지 영원히 무너지지 않았을 것같았을 절대 권력인 제왕이 떠나고도 아득하게 긴 세월이 흘러갔지만,자연은 언제나 변함이 없다는 것이다.

자연은 언제나 그 자리에서 인간의 얄팍한 속셈과는 상관치않고 찾는 이에게 직접적인 혜택외에도 시름을 잊게 할 정도의 안정감과 편안함을 갖게 한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당대를 호령했을 제왕은 찾는 이마져 차단된채 작은산 등성이의 지하에서 권력의 무상함을 말없이 전하고 있다.

한 그루의 나무와 작은샘 하나도 인간들에게 짐작할 수 없을 만큼의 이로움과 혜택을 주건만, 한눈에 들어오지 않을만큼 엄청나고 웅장하게 큰 회의장을 갖춘 국회의사당 안에서 회의는 고사하고 용도에도 어긋나게 불량배 같이 몸싸움을 하면서까지 추한 모습을 보여준 국회의원들을 어떻게 깡패들과 다르다고할 수 있겠는가?

학력과 재력이 대단하고 권력마져 가졌다고는 하지만, 하는 짓거리는 뒷골목의 불량배 보다도 전체를 볼 줄 모르는, 어쩌면 더 유치한 수준의 패거리들을 오늘 우리는 보았던 것이다. 세계에서도 유래가 없을 정도로 대화를 버린 비열한 모습의 우리 국회의원들! 국민들을 위한다는 허울좋은 명분아래 패거리들 만을 위하는 위선자들의 작태...

어떻게 그럴수가 있단 말인가! 어쩌다 우리가 이 지경까지 오게 되었을까? 마음 가득히 아련한 연민이 져며 온다. 저들이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를 정녕 모르고 있단 말인가! 민생을 볼모로 한 당파싸움을 보면서도 어쩔 수가 없다니 통탄을 금할 길이 없다!

사람은 자신이 무슨 짓을 하는지를 모르면 전체를 불안에 빠트리게 되는 것이다. 이번 탄핵 사태는 벌려 놓은 일이니 잘 정리가 되어서 멋진 마무리가 되도록 지켜 보면서 모든 국민에게 평안이 함께 하기를 진정으로 바랄 뿐이다.

진실은 언제나 통하겠기에, 우리 모두가 이제는 평안을 되찾아야 겠다.

이 기회가 허물을 벗어 던질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멀지않아 에고(Ego) 게임((Game)의 영원한 종말이 오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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