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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성대로 흐르기

오늘 아침에

느긋하게 아내와 마주한 아침식사는 조촐하기만 했다.

좀 전에 마신 요구르트 한개씩에

각자가 두유 1컵, 딸기 3~4개, 작은 고구마 1/2개, 빵

두조각 정도 였으니까-.

그런데도 빵이 조금 남았다.

식사 도중에 보일듯 말듯한 작은 이슬방울이 맺힌

싱싱한 딸기의 상큼하게 녹아드는 연한 속살과 고구마의

달콤한 살에서 순수질감이 전신에로 잦아들었고

빵의 부드러움과 두유의 고소한 맛에서도

같은 질료의 순수함이 몸속 깊이 스며들었다.

모두가 다 같이 생명의 흐름으로 인간의 육신이 되어

승화되려고 모습은 다르지만 동질의 순수질료가

혼합과 교환으로 자신의 굴레를 벗어가고 있을 줄이야!

이렇듯 세상의 모습들이란 순수의식이 스스로 변화하는

양상으로 드러나 왔다.

식사후 새로지을 집의 설계도를 살펴보면서 의식이

구체화되는 모습 또한 음식물이 시람들에게 섭취되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음이 가슴가득 전해져 오기도...

이렇게 오늘 아침은 세상에 함께하는 모든 것들이

같은 질료의 형상화 내지는 구체화이고

한동안 모양을 띄었다가는 때가 되면 의식의

커다란 바다로 환원되는 과정이 명료하게

생성과 소멸의 모습으로 진실을 일러주는 순간들이었다.

생명이라는 대원리의 나타남을 실감하는 사이에

나는 나의 육체에 신적 불꽃을 담았고

그리하여 나의 육체는 본래의 순수한 질료로 변하여

창조주의 커다란 원리와 하나되는 일련의

과정인 것을 바로 보게 되었다.

지금은, 사철 꽃잎이 피고 지는 뜰안에

해를 넘긴 금잔화 무리의 꽃색깔이 선명하고

나란히 선 몇그루의 매화가 그윽한 향을 뿜어주어서

평화가 깃든 정원가득히 성큼 다가선 봄볕이 따사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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