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탱고의 계절

비어있음 2008. 11. 3. 15:46

탱고의 계절, 가을이다.

제주시에서 평화로를 달려서 서귀포시의 컨벤션센터로 가는 이른 저녘 길은

옅은 안개가 끼어서 달리는 자동차의 라이트가 탐조등처럼 비쳤다.

모처럼의 밤나들이로 특별 음악회를 가는 길-

KBS가 '서귀포 표준 FM '개국을 기념하여

열정적인 탱고 뮤지션 첼리스트 '송영훈과 친구들'의 <리베르 탱고(Libertango)>로

지방에서는 모처럼의 귀한 공연이기에 좀 일찍 출발하여

중문단지 여미지 식물원 옆의 '찰라'에서 오붓한 양식과 향그런 차로 외식을 하고,

컨벤션 센터로 갔다.

도착해 보니 좀 이른 시간인데도 빈 좌석이 거의 없었다.

시간이 거의 되어 사회를 맡은 아나운서가 나와서 주 연주자의 소개를 해주었다.

연주자 송영훈씨는 줄리어드 스쿨 음악학교, 왕립노던 음악대학교를 나온 뒤

세계 유수의 콩쿠르 수상과 유명 오케스트라와 협연으로 주목 받고 있는 유망 첼리스트...

무대에 오른 메인 연주자가 피아노 송영주(교수)씨와 반도네온 고상지(도쿄 반도네온 정기 연주회 출연)씨를

소개한 다음 연주회가 시작되었다.

무대 한 켠에서는 탱고 댄서 강의주씨와 이현아씨가 정열적인 탱고춤을 보여주기도 했다.

반도네온이라는 악기는 아코디언 같은 모습이지만 조그만해서 주로 무릎 위에 놓고 연주를 했으며

첼로와 피아노와는 아주 잘 조화를 이루는 매력덩어리 악기라는 느낌이 들었다.

국내에서는 고상지씨가 유일한 연주자라는 소개를 듣고나니 음색이 더매력적으로 느껴졌다.

이 가을에 꼭 맞게 기쁨을 만끽할 수 있는 연주회가 되어서

곡이 끝날 때마다 아끼지 않고 박수를 치느라 손바닥이 얼얼할 정도가 되었다.

진한 탱고의 향연에

함께 간 가족들은 돌아와서 까지도 살갗이 찌릿찌릿 하단다.

모처럼 만에 신나고 행복한 연주회의 밤나들이로 기쁨과 고마움이 가득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