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성대로 흐르기

어느 날 문득-1

비어있음 2020. 12. 9. 20:40

생각은 누구에게나 시와 때를 가리지 않고 떠오르지만,

당사자가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저절로 흘러가게 된다.

 

세상이 평화로운 것도, 시끄러운 것도, 건강이나 행복도,

괴롭거나 힘든 것도, 여유롭고 한가한 것도, 살아가는 도리는 물론

세상을 떠나는 과정도 모두가 같은 원리가 작용을 하는 것이기에,

각자가 자신의 주의를 어떻게 흐르도록 사는가? 는 참으로 중요하다.

 

어느 날 오후 문득,

우리 마당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집의 옆에서 며칠째

동네 어른들이 모여 앉아서 무엇을 하시는지에 호기심이 생겨서

가봐야지 하고는 담장밖으로 겁도없이 걸어 나갔었다.

그 때까지 할머니는 늘 마당밖으로 나가면 안된다고 하셨는데도...

태어나서 처음 집밖으로 나갔던 어린 시절의 외출이었다.

 

그렇게 나갔다가 돌아와도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여러번을 그렇게 해보면서 나가도 괜챦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러다가 어느 날은 어른들이 공부하는 뒤에 그냥 앉아서 구경을 하는데,

문득, "어떤 어른들은 참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분이 같은 것을 며칠째 소리내어 가르치는 데도

그것을 그대로 따라서 하지를 못하는 어른이 있다는 것이었다.

 

그러고는 집으로 돌아와서 할머니께 그 말씀을 드렸더니,

그럼 "니가 그것을 소리내서 말해 봐라"고 하시길래,

할머니 앞에서 실제로 해보니까,

어떤 어른 처럼 제대로 되지가 않아서 엄청 놀라게 되었던 것이다.

그러고 나서는 "나도 배우면 할 수 있겠다"고 말씀을 드렸더니,

"그럼, 내일 거기 가서는 어른들 처럼 소리를 내서 해봐라!" 하시고는

다락에서 맛있는 홍시를 꺼내 주셨던 기억이 난다.

그 뒤로 홍시값을 충분히 하려는 뫔이 이생과 삶을 이루었다는 感이 든다.

지금이 홍시의 계절이라서 그런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