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유 또는 무아
우리가 '무아'라고 하면 '나'가 느껴지지 않고, '없는 것'으로 여기기가 쉽습니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매 순간 살아갈 중심축마저도 없는 백치가 되는 것입니다. 이 때까지의 경험으로 보아서 '무아'라는 것이 기껏 백치가 되는 것은 좀 이상하지 않습니까? 진정한 무아란 '나'는 늘 있어왔고, 이 순간에도 존재하면서도 단지 '동일시'가 끊어짐이며, 이는 매 순간 일어나는 지각과 인식되는 현상은 물론, '나'라는 느낌마저도 일시적인 느낌에 불과하다는 것을 철저히 알아차려서 어떤 것에도 끄달리지가 않는 상태인 것입니다.
'동일시'에서 끊어지는 경험은 실제로 해보면 누구든 가능한 상태인데도, 어떤 사람들은 지적인 이해를 통해서 누리려고만 애를 쓰면서 실제로 한번 해보지도 않고서 성취하기가 어렵다는 생각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동일시가 끊어지려면' 먼저 무엇과 동일시가 되는지를 알아야만 가능한 것입니다. 동일시라는 것은 바로 '생각'과 '자기'를 동일시 한다는 것입니다. 자기가 생각을 하고서는 그 생각과 자기를 하나라고 여긴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놀라운 일이 벌어지는 것입니다.
자기가 하는 '생각'을 자기로 인식을 하면서 살아가고 있다는 뜻입니다. '생각'은 사람들이 사용하는 '도구'라는 것을 잊어버린 것입니다.
세상이 시끄럽고 어지러운 것 같지만, 생각과 자기를 동일시만 하지 않게 된다면, 생각들을 그냥 지켜보면서 휘말리거나 끄달리지 않는 것은 물론, 어떤 생각들은 지워없앨 수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되어서 자유로운 삶이 될 것입니다.
우리 인류가 살아 오면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도구인 "생각"이라는 것을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알아차리는 것은 매우 중요하고 가치가 있다는 점입니다. 즉 각자가 자신이 살아온 과정에서 어떤 생각들이 어떻게 작용하여 삶의 청사진이 되고, 자신의 삶이 이루어 지는지?를 실제로 챙겨보면서 생각의 흐름을 알게만 되면, 생각의 흐름을 멈출 수 있을 뿐만이 아니라, 지켜볼 수도 있게 되면서 생각과의 '동일시'의 고리를 끊어지게 할 수가 있다는 것입니다.
이 '끊어짐'을 마음이 사라진다고도 할 수가 있는데, 이런 상태는 '마음은 있지만, 나는 마음과 연결고리가 떨어져서 존재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이때까지 나도 모르게 나의 주인 노릇을 해왔던 마음은 나의 하인으로 전락하여 본래의 자리로 돌아갈 것입니다. 그 때부터 나는 주인이 되어서 필요할 때, 마음은 물론 생각을 도구로 부려쓸 수가 있게 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