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나들이와 인정(1)

비어있음 2003. 10. 3. 23:17

9월 30일,

별다른 부담감없이 홀가분하게 남도를 돌아보고 싶어서 생필품 몇가지만 간단히 챙겨서 집을 나섰다. 지금 출발하면 막히지 않겠지, 하면서---.

한남대교 남단의 고속도로 서울기점에 도착하니까 11시 45분이었다. 서울시내의 20KM를 통과 하는데 1시간 30분이 걸렸다니- 그래도 오랫만에 지방 나들이를 한다는 한가로움에 기분좋게 경부 고속도로를 달렸다.

천안을 막 지나니까 민자로 건설했다는 새로운 고속도로가 오른쪽으로 연결이 되어 있어서 그 길로 들어섰다. 제한속도가 110KM이고 노면이 좋아서 기분좋게 달릴 수가 있었다. 물론 속도계의 계기 바늘은 110보다는 훨씬 높게 유지가 되면서---.

부안읍을 지나면서 핵 폐기장을 반대한다는 수많은 노랑색 플래카드들이 가슴을 무겁게 짖눌러 왔다. 정말 잘 해결되었으면하는 마음이 간절했다. 변산반도에 도착하니 오후가 늦었다. 금구원(조각공원)에 도착해서 보니 정말 많이 변했고 정성스럽게 다듬어져 있었다. 조각가 김오성 선생은 작업에 몰두하셔서 시간을 뺏기가 미안했지만, 염치 불구하고 인사를 건냈더니 반갑게 맞아 주셨다. 두 시간정도 이것 저것 세상살이 얘기를 나누고 헤어졌다.

부지런히 곰소항 쪽으로 오다가 석포리 후배에게 연락했더니, 한사코 저녘이라도 먹고 가라고 해서 맛있는 저녘을 대접받았다. 급히 저녘을 마련해 주신 이영애 선생님께 다시 한번 감사 드립니다. 저녘을 먹고나니 어느 새 어두워졌고 그 댁을 나와서 곰소항에 도착해 보니 많은 가게들이 문을 닫은 후였다. 알고보니 일찍 문을 닫은 것이 아니라 핵 폐기장 문제로 장사가 않되어서 아예 문을 열지않는 가게가 많다고 해서 문제의 심각성을 피부로 실감하게도 되었다.

마침 문연 집을 만나서 맛있는 젖갈 몇가지를 샀다. 멸치액젓, 칼치속젓, 새우젓등--- 광주에 전화를 했더니 기다리고 있으니 조심해서 오란다. 후배 녀석 ,고맙기도 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