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차나무와 꽃

비어있음 2010. 10. 5. 15:07

정원 한켠에 심은 씨앗이 5년이 되니까

한그루의 차나무로 자라나서 향기로운 꽃을 피웠다.

고요하게 피어나서 은은하게 향기를 피우는 차나무 꽃 바로 곁에서

긴장하여 분주하게 지나다니며 나날을 채우는 사람들을 비추어 보게된다.

사람들에게는 없는 성품이 차나무와 꽃에는 있다는 것을!

차나무와 꽃은 저렇게 홀로 존재하면서도 향기를 완벽하게 피우는데,

사람들은 철들어서 까지도

무엇인가를 끊임없이 계획하고 움직이면서도 고요하질 못하는 것이다.

자기 생각에 자기가 바쁘게 되면서도 그 생각의 끄나풀을 놓질 않는다.

사람마다 밖으로는 삐까번쩍하는 모습으로 드러나게 살고는 있지만,

내적으로는 한 순간도

'한가로움을 맛보지를 못하는 것'을

이제는 이상하다고 여기지도 않고, 살펴 보려는 생각조차 못하고 사는 것 같다.

무엇을 위해 내 달리는지도 모르고 바쁘게만 움직이는 사람들과는 달리,

아무런 기교도 부리지 않고,

고요속에서 은은하게 향기를 흩뿌리는

작은 차나무와 햐얀 꽃잎에 노란 수술로 소박한 향기를 피우는 차나무 꽃에서

완전하게 은총을 누릴 수 있는 여유를 배우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