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평화의 마을에서
비어있음
2005. 8. 30. 13:55
2층 베란다 바깥에 오랫만에 윈드차임을 달았다.
실바람에 맑고 고운 음향이 멀리멀리 울려 퍼진다.
저 아래로 내려다 보이는 도심의 아파트 너머로
짙푸른 바다가 아득히 펼쳐져서는 하늘과 하나되어
지붕위에 까지 맞닿아 푸르르고
발 아래의 연못에도 말갛게 드리워진 날이다.
아침마다 손질하는 넓다란 잔디 정원은
이제야 생기가 돌아서 파랗게 어우러져 가는데
단감나무, 비자나무, 귤나무에는 진녹색의 과일들이
한여름의 햇살에 부풀듯이 탐스러워지더니
오늘 아침에는 드디어 가을 빛을 드러내게까지 되었다.
이사를 오고보니 이곳은 옛부터'바닷속처럼 편안하다'고 하여
바다와는 상관없이 해안동이라 불렀다고 한다.
세계 평화의 섬 제주도, 축복의 땅 해안동,
그 한자락에 원시림을 배경으로 멀리 바다를 내려다 보며
"평화의 마을"을 만들어가고 있다.
사방에 활짝핀 코스모스는 가을을 재촉하고 있지만
이름 모를 각종 풀벌레의 합창과 매미소리는
한가한 여름 정취에 평화로움을 더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