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성대로 흐르기
어떤 나뭇꾼
비어있음
2011. 9. 18. 22:49
길을 가다가 보니 나무꾼이 나무를 베고 있었다.
땀을 뻘뻘 흘리면서 열심히 톱질을 하고 있었지만,
나무는 이상하리만큼 끄떡도 않고 서 있었다.
왜 그럴까?
자세히 살펴 보았더니, 톱날이 다 무뎌져서 아무리 열심히 노력해도 전혀 쓸리지가 않았던 것이다.
그래서 말했다.
"이봐요. 나무꾼 아저씨! 잠깐 쉬면서 땀도 좀 닦으시고,
그 톱날을 날카롭게 벼리면 훨씬 쉽게벨 수 있을 텐데요."
그러자 나무꾼은 쳐다보지도 않고 손을 내저으며 대답했다.
"괜히 말시키지 말고 저리가요. 지금 그럴 틈이 어디 있소?
오늘 이 나무를 다 베어야 해서 정신이 하나도 없구먼...
지금은 너무 바쁘니까, 남의 일 방해하지 말고 가던 길이나 가슈. . ."
나도 이 나무꾼 같았던 때가 있었다.
서울에서 조그만 회사를 경영하고 있던 92년 당시,
미국에서 오랫만에 오신 선배 취산께서 의식개발 프로그램인 아봐타 코스를 처음 권유했을 때, 나는 바로 위의 그 나무꾼이었다.
다행히도 얼마 후에 동양에서 처음한 아봐타 코스를 마치고서
나무를 자르는 톱날을 벼리는 방법과는 비교 조차할 수 없는
'삶을 다스리는 엄청난 방식을 터득하고' 나서야 깨닫게 되었지만...
격세지감이다.
그런 과정을 거치면서 그 나뭇꾼 같았던 사람은
그 뒤로 그룹회사의 대표이사 사장을하는 동안,
사람이 살아가는 바탕에는
재산이나 명예나 권력보다 더 귀중한 것이 있다는 것을 눈치채게 되어서,
모든 걸 세상으로 돌려주고 홀가분하게 서울을 떠나
'평화의 섬' 제주도의 자연에 묻혀서
바로 자기를 해방시켜 주었던 그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살게 될 줄이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