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와 지구복 이야기
이 짧은 글을 쓰게 되는데 까지는 30년이 흘러갔습니다.
60년이 넘는 모든 과정과 세월을 변함없이 지켜봐 주신
어머니 권일순 천사님께 한 없는 감사와 축복을드립니다.
존경하는 스승이신 아버님,
더할 수 없는 감사함과 축복을 올립니다.
'나' 라는 존재가 지구에서의 경험을 위해
두분을 통하여 지구복을 입을 수 있었기에 너무도 큰 은혜를 입었습니다.
그리고 갖가지 어려움을 함께한 반려자에게도 고마움을 전합니다.
또, 함께해 주신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존재들께도 감사와 축복을 드립니다.
지구를 떠나서 우주여행을 할 때는 우주복을 입어야만 가능하듯이
존재가 지구에서 경험을 쌓으려면 알맞는 복장이 필요하기에
육체라고 부르는 지구복을 입게되는 것입니다.
이 지구복이 얼마나 정밀한지는 상상조차 할 수가 없다는 것을
지구복을 입고 있는 존재라면 누구나 알 것입니다.
그래서인지 지구상에는
지구복인 육체를 자기라고 생각하는 존재가 너무나 많습니다.
지구복을 입으면서 태어나는 과정에서 본래의 자기 존재는 잊어버리고...
지구복인 육체가 자기가 아니라는 것을 아는 것은 쉬운 일입니다.
어떤 경험을 하고 나면 새로운 관점이 생기게 되는 것을 압니다.
그렇게 아는 것은 육체인 지구복의 어디엔가 저장하거나 모으는 것이 아니라
존재의 한 측면인 의식에 각인 된다는 것입니다.
경험하고 아는 것은 존재가 지켜보고 아는 것이지
지구복인 육체가 의식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지구복은 경험을 위한 통로의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누구나 항상 순수한 존재입니다.
이 존재가 경험을 위해 지구복을 입기도 하지만
경험이 끝나면 지구복을 벗고 다시 존재로 돌아가는 것입니다.
이 진실은 내가 실제로 몸을 떠났을 때 절실하게 느꼈고
거기에서 다시 돌아오기로 결정을 하는 순간
지구복을 입게 된 것으로서 더욱 명확하게 알아진 것입니다.
순수한 존재가 지구복을 입고 지구에서 경험하는 과정에 있을 때를
사람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그 기간은 태어남의 문과 죽음의 문 사이이며 존재 자체가 아니라
사람이 활동하는 것입니다.
사람이라는 뜻은 '생각을 펼친다' 는 의미이고 실제로도 그렇습니다.
누가 생각을 펼치는 것일까요?
존재가 의식을 하여서 생각이라는 도구로 경험이 되도록 펼치는 것이지요.
삶이란 이런 과정인 것을 잊으면 결과에만 매달리게 되고
그것에 연연하면서 잡히게 되는 것입니다.
이것이 부자유가 만들어지는 방식입니다.
본래 한계가 없고 자유로운 존재가 부자유를 만들게 되면
스스로 그것을 경험해야만 하는 것입니다.
삶에서 일어나는 좋다거나 싫어하는 모든 일들이
이렇게 만들어지고 경험되는 것이며
이 모든 것은 경험을 위한 과정인 것입니다.
이 경험의 과정을 알아차리는 것을 지혜라고도 합니다.
경험을 더 해가면서 지혜로워지는 것은 그것이 무엇이든
있는 그대로 인정하게 되는 과정이고 욕망이나 저항을 덧붙이지 않고 있는 그대로
인정이 될 때 스스로가 자유로워지면서 자기의 존재를 깨닫게 되는 것입니다.
자기라는 존재가 온전히 드러날 때 비로소 스스로를 축복하는 것이 진실로 되며
이 축복을 위해 지구복인 육체가 얼마나 수고를 했는지?
얼마나 중요한지? 얼마나 아름다운지?를 알게 되면서
저절로 사랑하지 않을 수가 없게 되는 것입니다.
그렇게 온전한 사랑, 온전한 생명, 그리고 진실이 드러나면서
만물을 아름답게 보고 진실로 축복을 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형태를 축복하는 것을 넘어서
형태를 갖춘 존재 자체를 축복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되지 못하면 지구복을 잘났느니 못났느니 하면서
존재가 드러나게 하지는 않고 육체를 고치려고 하는 어리석음을 갖게 됩니다.
그런 어리석음은 존재가 주인이 아니라 지구복이 주인이라는 착각 때문이며
거짓 주인을 잘 보이게 하려는 허구 즉, 욕망이 드러나는 것일 뿐입니다.
그런 욕망은 자신의 내면에서는 만족하게 여기지도 않으면서
외부에서 누군가가 잘 봐주기를 바라는 신기루 같은 것입니다.
존재는 안과 밖이 따로 있지 않기에...
그래서 스스로를 속일 수가 없다는 것입니다.
존재가 드러나면 직전까지 자기가 하나의 개체라거나
전체의 한부분으로 여기던 인식은 사라지고
그대로 하나의 존재가 있을 뿐입니다.
그래서 아주 작은 풀잎도 스쳐가는 바람결도,
종일토록 내리는 빗방울도, 험상굿은 사나이도, 갖난 아기도
따사로운 햇살도, 사악한 뱀도, 너스레만 떠는 정치꾼 등
모두가 진실은 순수한 존재입니다.
지금의 이 지구복도 존재를 드러내게 하는 역할을 다 하여서
스스로를 아름답게 드러내는 존재로 거듭납니다.
존재가 드러나는 아름다움이여!
지구복의 축복이여! 존재의 충만함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