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의 끌림
나의 산책 코스는 4km 정도의 산길과 숲속의 길이다.
보통은 정원을 한 바퀴 둘러 본 다음,
돌 계단을 올라가서
오솔길을 따라 집 옆의 농약을 치지 않는 단감 과수원을 지나면서
멋있게 생긴 크고 작은 화산석으로 이루어진 내창(개울의 제주사투리)을 지나
숲 길로 들어서면
요즈음 한창 피어나는 보랏빛 산수국 꽃과 빠알~간 산딸기들의 끌림이 있다.
휘파람새의 맑은 음색과 소나무와 측백나무, 삼나무의 상큼함에,
소박한것 같으면서도 조그만 풀꽃들의 화려함과 강인함에 끌리고
가끔은 노루와 노란 쪽재비, 작은 들짐승들과 풀벌레들과 함께...
이렇게 산책길의 자연은 아름답게 움직이면서 발길을 멈추게 하는데
자신은 어떤 끌림을 주게 되는지를 짚어볼 때가있다.
자연의 끌림은
저절로 발길을 멈춰 세우면서도 별 다른 생각이 일어나지가 않아서
편안하게 마음이 비워지고 어우러져서 시간과 공간을 잊게 한다.
그래서 매일 산책을 하도록 이끌어서 건강을 챙기는 정도가 아니라
자연과 사람의 깊은 내면이 이어지게 하는 것이다.
이것은 외적 자연과 내적 자연에 다리를 놓는 작업이기도하다.
이런 기회에 밖으로 보여지는 외적 자연과 함께
내면의 자연을 체험하게 되면
그 내면은 빛으로 이루어진 의식의 바다라는 것을 보게도 한다.
'내가 본다'라는 '밖을 향한 의식'을 레이저 빔에 비유해 보면,
그것의 방향을 바꾸어 내면으로 향할 때 레이저는
거기에서 엄청나게 거대한 빛의 바다를 마주하게 된다는 것이다.
결국에는
<보는 빛>이 <보여지는 빛>의 바다에 파묻혀 사라지는 경험을 하게 되는 것이다.
그리하여 사람은 분별없는 내면의 자연을 살게 되는 것이다.
아름다움을 보는 것에서 아름다움으로 변하는 것이 아닐까?
자연스럽게 끌리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