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한계 없는 삶의 어떤 경우

비어있음 2012. 6. 2. 23:24

어느 때부터 인지? 확실치는 않지만, 

나는 "사람이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자기도 모르게 

스스로를 제약하게 되는 각가지 것들 중에서, 

스스로가 챙겨가면서 그런 어려움을 허물어 가는 것이 왜 생각만큼 쉽지가 않을까? "

하는 생각들을 갖고서 오랫 동안 해결책을 찾아 다녔던 시절이 있었다. 

어쩌면 할 수가 있는 방법이 있을 것이라고 실낱같은 기대와 희망을 품고

긴 시간을 찾아 헤매고 다니면서 수도 없이 많은 책을 읽어보기도 하고, 

유명하다는 분들을 찾아서 가르침을 듣고 배우기도 해서 그 순간은 쾌재를 부르면서 돌아 왔지만,

하루 이틀을 지나고 나면 또 제자리에서 맴돌고 있었던 생활이 길기만 했었다.

그런 삶을 사는 동안 내 "주의"는 늘 외부로만 향하고 있었고,

나의 통제 범위를 떠나 있었던 것 조차도 알지를 못했었다.

그런 삶을 살아오면서 나도 모르는 사이에 알게 된 것은,

나처럼 원하는 사람이 많기(누구든 원하기)는 하는데도, 

의외로 아무나 그렇게 사는 것이 아니라는 것으로 느껴졌었다.

즉, 그런 생각을 누구든 하면서도, 실제로는 그렇게 살지를 않는다는 것이었다.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과 실제로 겪고 사는 것이 일치가 안되고 있다니~!"

대표적인 사람이 바로 이 사람,  "나"가 아닌가!  이렇게 살고 있다니?

허나, 지금 입장은 '누구든 스스로가 의도를 갖기만 한다면,'

남녀노소 아무나 가능한 일이기도 하기에 누구든 해보기를 권하는 입장이다.

다만, 사람마다 조금씩의 차이는 있을 수 있다는 것...

환갑을 넘어서 색소폰을 처음 만져본 나로서는

혼자서 이리 저리 궁리하면서 소리를 내게될 때까지는 엄청 힘이 들었던 기억이 난다.

중학교 때 나팔을 불어보고 싶은 생각은 간절했었지만,

"너는 통학거리가 멀어서 연습을 할 수가 없겠다" 하시던 선생님의 말씀에 승복하였고,

못해본 그 마음은 각가지 발명을 하면서 50대 중반에 회사를 만들고 고문직을 거치면서까지도

'나팔을 불어보고 싶은 그 생각'이 사라지지가 않은채 잠자고 있었다는 것을 알지 못했다.

 

그래서 실제로 불어 볼 엄두를 못내고 바쁘게만 살아 왔었는데,

90년대초 어느 여름 날 늦은 오후 우연히 서울의 1호선 지하철안에서

까만 양복을 말쑥하게 차려입은 백발의 노신사가 볼록하고 길죽한 까만 가죽가방을 들고

내 옆자리에 와서는 가방을 여는 것을 흘깃보게 되었다.

그 안에는 번쩍 번쩍 빛나는 악기가 들어 있었고, 그걸 본 난 눈이 확 뜨였다.

(지금 같으면 어떤 종류의 색소폰이란 것을 알았겠지만, 그때는 무슨 악기인지도 알지를 못했다)

그 분은 익숙한 솜씨로 작은 것에서 부터 큰 것으로 순식간에 조립을 하고는 

'해변의 여인' 한곡을 넋이 나갈 정도로 황홀하게 연주를 하시고는

다시 정성스럽게 가방을 챙겨서는 날렵하게 내려서 사라지는 것이었다.

그 모습에 한참을 넋을 놓고 취해 있었는데, 갑자기 정신이 차려져서 낙원상가(악기상가)로 향했다.

종각역에 내려서 낙원상가를 향해 가는 길에 금강제화 건물을 끼고 막 돌아가던 길에

바로 그 옆에 악기점 하나가 눈에 띄길래 거기로 들어 갔었다.

'악기를 하나 사려고 합니다' 라고 했더니, '어떤 악기를 사실려구요?' 하는데

악기 이름을 아는 것이 없어서 눈에 띄는 대로 "구불 구불한 저 악기요"라고할 수 밖에...

그런데 느닷없이 "누가 배울려고 하십니까? 자제분이요?"해서,

"아니요! 제가 배워 볼려구요."했더니,

그 분이 나를 다시 한번 힐끗보고는 "지금 연세에는 무리일 것 같습니다."해서...

그렇게 하여 또 다시 포기를 한뒤로 한가하게 살고 싶어서

제주도로 이사를 하여서 이층집을 지어서 넓은 잔디밭을 가꾸며 살다가

2005년 10월 11일 아침 산책을 하던 중에 갑자기 가슴에 통증이 심해져 구급차에 실려서

한라병원 응급실에 가서는... 

의사가 "몰핀 **%!"하는 소리를 들은 뒤...

수술복을 입은 의사 5명이 둘러서서 회의를 하는 모습을 위쪽에서 내려다 보고 있었는데

책임자인 듯한 의사가 '가족들에게 통고를 하라'고 하는 말을 듣게 되었고,

그 순간 '내가 왜 여기에 와있지?' 하면서 주변을 둘러 보았더니,

한켠의 수술대에는 내 육신이 축 늘어져 있는 것이 보였다.

"아, 내가 저 몸에서 나와 있구나!" 하면서도 "그렇지만, 내가 이렇게 있으니까!",

'나는 죽지 않았다!'고 그들에게 몇번 말을 했지만, 통하지가 않아서 나중에는 크게 소리를 질렀으나,

그들은 내 말을 알아 듣는 것 같지가 않았다.

그렇게 여러차례 "나는 죽지 않았다! "고 해보다가 끝내는 크게 꽥소리를 질러도 보았지만,

그들이 내 말소리를 듣지 못한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이래서 "몸이 필요한 것이구나!" 하고 알아 차리게 되었던 것이다.

"그렇지만 지금은 내가 몸을 떠나와서 육신이 저렇게 되어 있으니 참으로 낭패로구나! "

하면서 나 자신을 보는 순간,  "아! 이렇게도 편안할 수가 있구나!"

"그 모든 일(지나온 세상살이)을 겪으면서 참으로 용케도 살아서 지나 왔었구나!"

"이렇게 아무런 무게감도 없이 가볍고 아늑하고 포근하고 편안하다니!!!"

"몸을 떠난다고 결코 죽는 것이 아니구나!" 등, 그러면서 도저히 말로는 표현 불가한 황홀함!!!

그렇지만 이렇게 편안하고 좋은 느낌을 전해줄 몸이 없으니..."
하면서

"길이 없을까?" 하는 순간, 앞으로 나아갈 길을 보게 되는 명료한 기회가 있었다.

<한 동안을 편안하게 지나고 나서 어느 때인가 새로운 몸을 다시 선택해도 좋고,

지금 널부러져 있는 저 몸을 떠난지가 얼마 안되니 다시 이용해도 좋다>는

< 순수한 의지>를 마주하게 되었던 것이다.

 

아무런 부담감이 없이 "선택하는 의지가 스스로를 일깨우는 순간"이었다.

"왜 몸이 필요한지?"를 제대로 알게 되고,

삶의 의도를 명확하게 챙겨야 하는 엄숙한 찰라!"가 있었다.

그래서 "몸이 유지될 최소한의 기간에, 최선을 다하기만 하면 되겠구나!"는 느낌으로

"내 본래의 소명을 다 할 수가 있기를!" 하고 결정하게 되었고,

그 쪽에서 '육신으로 들어오는 것(그 또한 죽음이었다)을 순수의지로 결정?' 하는 찰라에,

나는 육체의 고통을 감수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절감하게 되었던 것이다.

순간적으로 육체의 고통과 무겁고 아픈 느낌에 후회감(괜히 왔구나!)이 바로 밀려 왔었지만 이미 끝났다는 것을...

여러 사람들이 장례준비를 하는 중에 그렇게, 나는 이 세상에 다시 돌아왔던 것이다.

그 후 얼마간의 시간과 세월을 맞고 보내는 '주의 깊은' 일상의 생활에서 

이 전의 삶에서 "하고는 싶었었지만 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 무엇이었던가?" 를

챙겨보던 가운데 악기를 불고 싶었던 것을 기억해 내게 되었던 것이고,

그리고 곧, 우연히 연습용 색소폰을 선물받게 되었으며,

이제는 마음에 드는 색소폰을 장만하여 불고 있다.

우리 모두는 몸 안에 마음(의식)이 있는 것이 아니라, 의식안에 몸이 있다는 것-

그래서 어떤 의지로 살아가느냐에 따라, 자신의 능력을 제약하게 되느냐? 아니면,

제약하는 신념들을 허물면서 자유롭게 사느냐가 직결되어 있는 깨어있는 존재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