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햇살이 구름 사이로 밝은 얼굴을 내밀며 떠오른다.
계절이 바뀌어도 며칠 째 장마철 같은 날씨-.
오늘 쯤은 햇살을 보게될 수 있지 않을까? 기대케 한다.
상큼하게 파고드는 아침 공기는 새소리와 귀뚜라미 소리를 실어오고,
창밖의 억새밭과 삼나무숲 저 멀리 한라산이 위용을 그림자처럼 희미하게 드러내고 있다.
두어달 전, 굳은 얼굴로 찾아 왔던 참 순해 보이던 청년을 떠올려 본다.
폐쇄된 공간에서 쇠 창살을 마주하고 가슴 태우며 보냈다는,
7년 세월이 억울해서도 정말 새로운 사람이 되겠다고 어렵게 찾아왔던...
깊은 사연은 묻지 않았지만, 얼어붙은 듯한 얼굴은 평범하지 않은 삶을 짐작케 했고,
그는 나즈막히 7년의 형기를 마치고 최근에 출소하였다고 말했다.
일 주일 좀 넘게 가까이서 같이 지나는 사이에 그는, 사람이 생각과 감정에 속아서
휘말리면 어떻게 되는지를 알아 차리고 다룰수 있게도 되었다.
그리고는, 지난 날들의 생각과 감정들을 말끔히 정리한 후,
눈물을 훔치며 자유롭게 떠나 가더니, 오늘 아침에는 큰 병원에 취직을 하였다고
기쁜 마음으로 연락을 해왔다. 떠날 때 그는 생각과 감정의 굴레를 모두 벗어버린
평화로운 영혼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자기 자신은 평생 동안 생각에, 물질에 ,몸에
갇혀서 한번도 제대로 살펴 볼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살면서도,
누군가가 감옥 살이 몇년 한 것은 정말로 벗지 못할 굴레로만 여기기도 한다.
마주하는 사람은 보지 못하고, 자신의 머릿속에 떠오른 상상이나 기억등의
사고작용에 빠진 것이다.
그런 사람들은 참으로 안타까운 사람들이다.
자신의 갇혀 사는 모습은 언제 쯤에나 보게 되려는지?
언젠가는 모든 사람들이 참 자유를 누릴 날이 기필코 오리라.
눈에 보이는 것만을 전부라고 스스로 한계를 만들고,
그 속에 갇혀버리는 사람들의 인식체계를 바꾸기가 정말로 쉽지 않은 것일까?
몸과 마음과 생각이 '참 자기'가 아니라는 것을-.
다른 사람이 "당신은 잘 못하고 있다"고 하면 기분 나빠할 줄은 알면서도,
어떻게 스스로는 '나는 잘 하는 것이 별로 없다'고 자신의 능력을
나타나지 못하도록 하면서 살아 갈까?
자기가 자신을 무능력자로 만들다니, 뭔가 좀 이상하지 않는가?
제대로 부려 쓰기만 한다면,
우리들 각자는 한계없는 능력을 갖고 태어난 참으로 귀한 존재인 것을 !